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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고통

갈등이 형성되는 과정(Feat.아역배우 김유빈)

괴물과 싸우기 위해선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너를 바라본다. 

아역배우 김유빈이 SNS상에서 엄청난 발언을 했나보다. 

 

대충 요약하자면 박사방, N번방 시청자가 26만이라는 이유로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는 프레임에 대해 

 

"남자들이 잠재적 가해자면 대한민국에 몸 파는 여성이 27만이니 너희들도 다 그러면 몸을 파는 여성이냐."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은 이에 대해서 분노하며 김유빈을 지탄하였고, 김유빈의 부모가 나서서 먼저 사과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선택이 과격하긴 했지만,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주제 아닌가? 

그런데 생각해보자, 배우 김유빈이 공인의 신분으로 저런 이야기를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만, 

 

저 말이 정말로 단순한 막말로 보아야 하는지. 

 

"우리도 가해자다." 

 

분명히 가해의 뜻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N번방 사건과 박사방 사건에 대해서 자기들도 공범이라며 들고 일어선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가 자기도 그들과 같은 속성을 공유하는 '대한민국 남성'이기 때문이라고. 

 

만약 이런 이유 때문에 대한민국 남성들이 잠재적 가해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김유빈의 논리는 무엇이 그렇게 틀린가? N번방, 박사방 가해자들이 '대한민국 남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에 몸 파는 여자들이 '대한민국 여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

 

김유빈은 지금 한국에 살고있는 남자라는 사실만으로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 역프레이밍을 씌우고 있는 것이다. 만약 대한민국에 몸 파는 여성 27만명이 '대한민국 여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들은 몸 파는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N번방, 박사방 가해자들이 '대한민국 남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도 이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갈 논리적 근거가 부족해진다. 

 

갈등은 왜 생기는가? 

결국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도 '젠더갈등이라고 한다면 나름대로의 젠더갈등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면서 서로를 비난하고 비방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보통 이러한 갈등은 '성급한 일반화'에서 비롯된다. 

 

N번방, 박사방 가해자들은 남성이 맞다. 하지만 모든 남성이 N번방, 박사방 가해자는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논리 구조다. 

 

콜라는 음료가 맞다. 하지만 모든 음료가 콜라는 아니다. 

 

야구는 운동이 맞다. 하지만 모든 운동이 야구는 아니다. 

 

A라는 것과 B라는 것에 교집합이 있다고 하여서, A가 반드시 B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남자 유영철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지만, 그렇다고 모든 한국 남자가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는 아니지 않나?

 

이번 박사방 가해자 조주빈도 극우 성향의 일베 회원임이 드러났다.

인간은 논리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인간들은 매우 감정적이고, 매우 충동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 상태에선 성급한 일반화(Hasty Generalization)를 쉽사리 만들어낸다. 

 

내가 아는 모든 뚱뚱한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모든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보통 갈등은 이렇게 생긴다. 작은 규모로는 단순히 갈등으로 끝날 수 있는 작금의 상황이지만, 이 갈등이 좀 더 깊어지면 결국 그것은 차별의 문제로 넘어가게 된다. 

 

우리가 늘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다. 차별로 인한 잔혹한 일들은 이러한 성급한 일반화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물론 이 주장도 성급한 일반화 일 수 있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일반화 하였고, KKK는 흑인을 일반화 하였다. 박사방과 N번방 사태가 심각하고 잔혹하고 무서운 것임에는 십분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감정으로 하여금 논리를 잠식시키지 말게하라. 이럴때 일수록 냉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지않나.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박사방 N번방에 참여하여 돈을 주고 음란물을 구매한 직/간접적인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