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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고통

마케팅의 본질, 떨어지지 않는 사과에 대해서.

네이밍은 실제로 상품 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거 같다.

1991년 태풍 19호가 일본 아오모리 현을 강타했을 때의 이야기다. 아오모리 현의 쓰가루 시는 사과로 굉장히 유명한데, 태풍 19호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사과가 떨어지거나 상처를 입게되어 사과 농사는 말 그대로 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엄청난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는 있었고, 이걸 어떻게 팔아볼까 고민하는 시민도 있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네이밍.

뭐 별볼일 없는 네이밍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네이밍을 유독 좋아하는 그룹이 있다.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다. 뭔가 매력적이게 보이지 않나. 강풍으로 인해 90% 사과가 다 떨어졌음에도 살아남은 사과를 먹으면, 그 사과를 먹은 나 역시 떨어지지 않을 거 같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떨어지지 않은 사과가 멀쩡하지 않고 오히려 상처가 났다면, 뭔가 더 설득력 있어 보일 것이다. 시험을 보는 학생들은 강풍에도 멀쩡한 사과 보다야, 강풍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버틴 사과에 더 공감할테니까.

이러한 발상은 “사과는 맛있어야 한다.” 라는 고정관념을 깨부순 것이다. 사과가 맛있어야 상품성이 있다면 쓰가루 시의 사과는 상품성이 없다. 저 네이밍에 맛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맛과 전혀 관련없는 의미를 부여했으니 쓰가루 시의 사과가 상품성이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상품성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요소도, 긍정적인 요소로 만들 수 있는 방법.

마케팅은 어찌보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일인 거 같다는 생각이다. 스타벅스를 아직도 카페라고 본다면 아직 마케팅을 모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