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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고통

요즘 한국서 이슈가 되고있는 MMT(현대통화이론)에 대해서

사실 MMT라고 불리는 Modern Monetary Theory는 이미 미국에서 한참 이슈가 됐던 이론이다. 지난 대선 때 괴상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의 경제 고문이 바로 MMT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스테파니 켈튼(Stephanie Kelton)이었기 때문이었다. 증세를 주장하고, 화폐를 생산하는 주체가 절대로 부실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 때문에 케인지언과 혼동할 수 있으나, 대표적인 케인지언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역시 MMT를 비판했다.

대표적으로 MMT는 케인지언과 증세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 케인지언의 입장에서 증세란, 정부의 세수를 늘려서 정부의 지출을 증가시키고, 더 나아가 총수요(Aggregate Demand)를 증가시켜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생각인 반면, MMT들에겐 증세란 정부의 세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총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도구다. 재미있는건 케인즈의 입장인데. 케인즈는 증세를 목적으로 보고있진 않았고, 경제가 힘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경제를 조율하지만,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케인즈는 무조건적으로 세율을 올리자고 주장한 경제학자는 아니다. 또한, 케인즈는 균형재정(Balanced Budget)을 지지했다.

 

하지만 MMT는 균형재정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적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Deficits don’t matter)”는 유명한 말이다. MMT 학자들은 경제 모델을 두 가지로 나누는데 하나는 소비의 근원(Sources of Spending)적 입장에서의 경제 모델과, 또 다른 하나는 소득의 사용(Uses of the income)적 입장에서의 경제 모델이다.

전자의 경우는 GDP= C + I + G + (X-M)의 모델로써. 국가의 총 소득은 총 소비(C), 민간 투자(I), 정부의 지출(G) 그리고 순수출(X-M)의 합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고.

후자의 경우는 GDP= C + S + T로써 결국 궁극적으로 GDP는 소비하는 가정(C), 저축하는 가정(S) 또는 세금을 내는 가정(T)을 통해서 재분배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 두 모델은 같은 GDP를 가르키므로 C + S + T = C + I + G + (X-M)이라는 공식이 성립이 된다.

소비(C)는 양쪽에 있으므로 C를 없애고, 부분간 균형 모델(Sectoral Balance)로 바꾸게 되면

(I-S) + (G-T) + (X-M) = 0 이라는 공식이 성립이 되는데.

(I-S)는 민간 내수 균형을 나타내고(총 투자에서 총 저축을 뺀 값)

(G-T)는 재정 적자를 나타낸다(정부 지출에서 세수를 뺀 값)

(X-M)은 순 수출을 나타낸다(수출에서 수입을 뺀 값)

이 공식에서 (X-M)은 생략될 수 있는데, 결국 국제 무역이라는것은 세계적으로 바라봤을 땐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어떤 국가는 흑자면, 어떤 국가는 적자고 그걸 합치면 0이라는 말(사실 동의하기 어렵지만 뭐, 일단 넘어가면)

이런 공식이 성립이 되는데, G-T = S - I 가 된다.

이 말은 즉 재정 적자 = 총 민간 저축 이라는 말이다.

이 공식을 사용하면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만약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게 되면 민간의 저축이 줄어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적 문제에 도달할수록 근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데. 경제학에서 가장 근본을 다루는 경제는 당연히 크루소 경제다.

 

로빈슨 크루소를 예시로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크루소가 하루에 노동을 하여 수확하는 사과가 5개라고 가정을 해보자. 그런데 크루소는 하루에 3개의 사과를 먹고 2개를 저축했다고 했을 때 10일이 지나면 크루소는 20개의 사과를 저축한 셈이다.

크루소가 20개의 사과를 저축했다는 것은 다른말로 하면 4일치 일 할 분량을 저축했다는 셈이다. 우리는 시간도 재화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크루소는 휴가를 갈 수도 있고, 사과를 더 효율적으로 수확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 수도 있다. 만약 크루소가 도구를 만들어 미래의 생산성(Future Productivity)을 확대시킬 수 있다면, 이러한 배경엔 크루소가 저장한 20개의 사과들이 있었다.

크루소 경제의 예시에선 정부의 재정적자 없이 생산성을 확대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산성 증대엔 저축이 있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크루소 경제는 재미있는게, 크루소의 투자(I)가 늘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크루소의 저축(S)이 있었다. 크루소가 시간을 들여서 사과를 효율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엔 크루소가 4일동안 사과를 수확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과들을 저축해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선 저축이 늘어나면 이자율이 줄어들게 된다. 이자율은 시간의 가격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식을 S-I로 정의하면 안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MMT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민간 저축 증가를 위한 재정적자는 무슨말일까? 사실 저런 가정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것 보다, 저축을 더 많이 한다는 가정이 있어야만 성립이 가능한 논리다. 실제로 MMT 학자인 닉 라우위(Nick Rowe)는 ‘민간 저축’을 ‘민간 저축에서 민간 투자를 뺀 값’으로 정의했다.

만약에 ‘민간 저축’을 ‘민간 저축에서 민간 투자를 뺀 값’으로 정의하게 되면, MMT의 말이 맞는 말이지만, 민간의 저축은 그냥 민간의 저축일 뿐이다. 민간 저축과 민간 투자는 따로 봐야하고, 오히려 민간의 투자는 민간의 저축이 늘었을 때 늘어난다. 사실 총 수출을 배제한다는 거 자체도 정확한 수치를 정의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MMT에 대한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어본 적 없지만, 지난 대선 때 대통령 선거 운동하느라 교수님들과 같이 MMT를 공부했던 사실들을 바탕으로 써봤다.

사실 나는 경제학 전공자임에도 케인지언이나 다른 거시 경제학자들처럼 공식을 만들어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는 일을 싫어하는데. 공식이라는게 뭐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로 그냥 대입을 해놓고 결과를 추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 머레이 라스바드(Murray Rothbard)같은 이가 수학을 못했기 때문에 경제학에 온갖 이쁘고 아름다운 공식을 쓰지 않은게 아니다(머레이 라스바드는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수학과를 나왔다), 단지 경제라는 것은 단순 공식으로 모든 것들을 정의할 수 없기 때문에 공식을 멀리한 경향이 있을 뿐이다.